[논평] “창경궁 궁중혼례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의견” 2007.06.05 지난 6월 2일(토) 창경궁에서 궁중혼례 행사를 보면서, 조선시대 궁중혼례 재현행사에 실제로 결혼식을 거행하여 시민참여와 궁중혼례 문화를 시민들에게 알린다는 취지와는 다르게 궁궐에서의 결혼식 행사로 밖에 볼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이제 궁궐은 결혼식까지 가능하게 되어 궁궐이 지닌 사적지의 본질과 가치는 땅에 떨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번 창경궁 궁중혼례는 행사 전에 재현이 아닌 궁궐에서의 결혼식이라는 여론과 시민단체의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무시한 채 진행한 행사였습니다. 행사 모니터링 결과, 첫째 행사의 본질과 어긋난 진행입니다. 궁중혼례는 경건한 마음으로 엄격한 절차에 따라 풍악도 없이 진행되지만 이벤트성 행사(대북연주, 궁중무용 등)로 지나친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둘째 고증된 행사와 일반 결혼식 행사를 병행하여 발생된 문제점입니다. 축의금과 기념촬영 등으로 의도된 문화행사 전달보다 참가자 위주의 행사 진행으로 그 취지가 변질되었습니다. 셋째, 상업성 내포입니다. 행사 진행 기관(민시련)은 고증을 통한 재현 전문기관이 아닌 전통혼례 대행업체로서 진행과 내용상에서 상업적 성격을 보이게 되어 본 행사의 취지를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창경궁 궁중혼례는 문화재청의 의도와 목적은 의욕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행사진행과 내용, 관리 등 다방면에서 궁중혼례 재현행사가 아니라 궁궐을 결혼식장으로 변질시키고 말았습니다. 또 다시 빗나간 문화재청 활용정책의 실패 사례로 여겨집니다. 문화재청은 음악회, 패션쇼, 만찬회, 결혼식 그리고 최근‘효종왕릉’사례처럼 계속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문화유산 활용이라는 이름으로 의욕만을 앞세워 진정한 문화재현과 활용의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지 못하고 이벤트 행사만을 양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무분별하게 문화유산의 본질과 가치가 왜곡되고 파괴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문화의 시대를 외치는 이때에 문화의 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앞으로 흔들린 문화재청의 위상과 방향성이 올바른 자리로 돌아와 진정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위해서 애써주는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이번 행사와 관련하여 빗나간 문화유산 활용정책에 심히 우려하며 시민들을 대신해 아래의 사항을 요구합니다. 1. 궁궐에서의 결혼식은 어떠한 형식으로도 금지해 주십시오. 2. 문화유산의 보존과 가치 및 특성에 어긋나는 행사는 불허해 주십시오. 3. 문화재청과 관리소 단위로 분리된 장소심의 대상을 통일해 주십시오. 문화유산의 올바른 보존과 활용을 위한 시민모임(준) 직인생략 (사)한국의재발견, 서울KYC, 궁궐산책